아동을 위한 예술 치료 – 감정 언어 배우기

“그림으로 말해요, 마음이 아프다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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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말보다 먼저 자라는 감정 – 아동기 정서 표현의 한계

아동은 감정이 있지만 그것을 정확하게 설명할 언어는 아직 발달되지 않은 시기다. 그래서 울고, 떼쓰고, 갑자기 화를 내는 모습은 그 자체가 하나의 '신호'다. 특히 유아기~초등 저학년 아동은 자신이 느끼는 슬픔, 두려움, 불안 등의 복잡한 감정을 구체적인 말로 표현하기 어렵기 때문에, 부모나 교사는 이를 단순한 ‘버릇’이나 ‘반항’으로 오해하기 쉽다. 이러한 감정의 언어화를 돕는 데 있어, 예술치료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말보다 먼저 나오는 것은 색이고, 형태이며, 상징이다. 아동은 그림을 통해 마음을 드러내고, 그 과정을 통해 스스로도 자신의 감정을 인식하게 된다. 예술치료는 ‘왜 그런 기분이 들었는지’를 말하게 하기보다는, ‘그 기분이 어떤 색인지’를 묻는 방식으로 감정의 문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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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미술치료를 통한 감정 교육 – 실제 프로그램 사례

서울의 한 초등학교에서는 정서행동 특성 아동을 대상으로 ‘감정 그림책 만들기’ 미술치료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참여 아동들은 매주 한 가지 감정을 주제로 그림을 그리고, 이야기로 엮어 자신만의 감정 그림책을 완성했다. 예를 들어, 분노를 표현하는 시간에는 빨간색과 검정의 강렬한 조합이 등장했고, 불안은 작은 점이나 구불구불한 선, 얼룩으로 나타났다. 치료사는 아동이 표현한 이미지를 함께 바라보며 감정을 이름 붙이고, “이 그림은 너에게 어떤 기분이었니?”라고 질문함으로써 자연스럽게 감정 언어를 확장시켰다. 6주 후, 대부분의 아동은 “화가 날 때 어떻게 이야기하면 좋을지 알겠다”, “마음이 불편할 때 그림으로 그리면 시원하다”는 피드백을 내놓았다. 이 프로그램은 감정의 이름을 알고, 그것을 다른 사람과 나누는 연습을 통해 심리적 안정감과 자기조절 능력을 함께 키울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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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부모와 교사를 위한 힌트 – 감정은 행동보다 먼저 다뤄야 한다

예술치료는 전문 치료사가 진행하는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가정이나 학교에서도 감정 중심의 표현활동으로 응용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아동의 행동을 바로잡는 데 집중하기보다, 행동 뒤에 숨은 감정을 이해하려는 태도다. 예를 들어, 아이가 갑자기 짜증을 내거나 울음을 터뜨릴 때 “왜 그래?”라고 묻기보다는, “지금 마음이 어떤 색 같아?” “무슨 모양으로 느껴져?”라고 물어보는 것이다. 이는 아이에게 비난이나 통제가 아닌 이해의 통로로 작용하며, 정서적 안정감을 준다. 실제로 미술치료에 기반한 가정용 감정 도구(색깔 카드, 감정일기, 감정 몬스터 스티커 등)는 아동이 자신의 기분을 인식하고 말로 표현하는 데 유용하게 쓰이고 있다. 감정을 이해받았다는 경험은 아이에게 자기 표현의 자신감과 타인과의 연결감을 심어주는 강력한 심리적 자원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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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아동기 감정 표현은 평생의 정서 토대를 만든다

아동기에 감정을 건강하게 표현하고, 타인의 감정을 공감하는 능력은 성인이 되어서도 중요한 사회적 기술로 이어진다. 예술치료는 이와 같은 정서 지능(EQ)을 키우는 데 있어 언어가 아닌 창조적 표현의 방식으로 접근하기 때문에, 아동이 거부감 없이 자연스럽게 감정 세계를 탐색할 수 있게 한다. 또한, 감정을 외부로 드러내고 나누는 경험은 심리적 외상이나 불안, 분노가 내면에 쌓이는 것을 막고, 아이가 스스로의 감정을 존중하게 만든다. 이는 단순한 미술 활동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그림 한 장, 색 하나, 선 하나에 담긴 마음이 말이 되어 돌아오는 그 순간, 아이는 조금 더 자신을 이해하게 되고, 세상과의 연결도 넓어진다. 결국, 아동을 위한 예술치료는 그들의 오늘을 치유하고, 내일을 준비하는 정서적 성장의 디딤돌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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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무리하며

아이들은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고 싶어 하지만, 그 방법을 모를 뿐이다. 예술치료는 아이들이 마음속 이야기를 색과 선으로 풀어낼 수 있는 따뜻한 통로가 되어준다. 부모와 교사, 그리고 사회가 그 통로를 함께 열어줄 수 있다면, 아이들은 더 건강하고 안전하게 마음을 성장시켜 나갈 수 있을 것이다.